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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ia/5주] 붉은 출혈이 시작됐다
    제일라 + 니모 =/TTC JOURNEY 2022. 7. 6. 11:06

    니모랑 연애 때 나는 아이 없이 강아지 키우면서 둘이 오손도손 살자 라는 마인드였고 

    니모는 자기 닮은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었지만 아이 교육이나 나름 내가 가진 자식철학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 한

    결과 니모는 자기는 준비가 되었지만 나를 기다리겠다는 쪽으로 바꼈다 

     

    근데 뜻하지않게(?) 임신을 확인 한 후 나보다 더 호들갑을 떨면서 어딜가든 daddy,dad가 있는 물건을 고르고 

    아가와 함께 입을 수 있는 커플티를 구경하기도 해서 걱정만 됐던 나도 옆에서 슬쩍 신이 나기 시작했다 

     

     

    웹서핑을 하다가 엄청난 규모의 맘카페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나도 얼른 가입을 했더니 

    비슷한 주차의 사람들끼리 게시판을 만들어서 서로 경험을 공유하고 궁금한 점을 묻고 답할 수 있는 곳이었다 

    난 4-7주 방에서 시작했는데, 아직 아가가 성숙하기 전인 이른 주차 이니만큼 화학적유산, 절박유산, 계류유산 같은 이야기 들이 종종 눈에 띄였고 이상하게 다른 글보다 더 그런 글에 나는 눈길이 갔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니모는 그런 나를 보면서 붉은 출혈이 보이거나 복통이 있는 것이 아니면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 고 나를 달랬다

    그 후 태어나서 겪어보지 못한 어나더레벨의 변비를 계속 겪었다 

    맘카페에서 효과 좋다는 푸룬주스도 마셔보고 운동도 해 보고 여러가지 방법을 시도 해 봤는데 방귀도 안 나올정도로

    변비가 너무 심해서 배가 아플지경이었다 

     

    맘카페에서 같은 주수 사람들이 올린 게시글을 보면 임신 호르몬 때문에 설사나 변비를 겪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 거의 10년치는 쌓여있는 느낌이었다 ㅋ 

     

    임신을 확인하자마자부터 입덧이 있다는 임산부들도 있던데 난 5주에 들어서는 순간까지 아무느낌이 없었다 

    진짜 내 배에 뭐가 있긴 한건가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아침마다 싸주던 니모 도시락도 문제 없이 싸주고는 이상하게 입맛이 없어 아침 겸 점심으로 남은 유부초밥을 몇 개

    주워먹고 유튜브로 노래를 들으면서 설거지까지 끝내뒀다 

     

    설거지를 마치고 소파에 잠깐 누워 쉬고 있는데 다운 받아뒀던 임신 앱에서 5주가 시작되는 날이라고 

    알람이 와서 와 너무 귀엽다 생각하고 니모한테 캡쳐해서 보내 준 후 답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갑자기 뭔가 울컥 하고 나오는 느낌이 들면서 아 이거 뭔가 잘못된 것 같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화장실로 뛰어가봤더니 새빨간 피가 나오고 있었다

    순간 너무 패닉이 와서 니모한테 연락을 했고 직장에 있던 니모가 급하게 집으로 왔다 

    급하게 pcm에 전화해서 출혈이 있는데 어떡하냐 했더니 피의 색과 양이 어떤지 물어보시고는

    붉은 출혈에 생리 처음 시작할 때 같은 양이라고 대답했더니 당장 오라고 해서 병원으로 갔다

    병원으로 가는 길에 출혈은 점점 심해졌고 덩어리? 같은 것도 나오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한 소변검사에는 아직 양성이라

    의사선생님이 스트레스 받으니 집에서 더이상 테스트기 하지말고 기다려보라고 했다

    내가 간 병원은 원래 임신 5주차에는 초음파를 해 주지 않지만

    suspected miscarriage (유산 추정) 로 리퍼럴 받아서 당일에 초음파를 볼 수 있었다

    한 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해서 니모랑 점심을 간단하게 먹고 초음파 보는 곳으로 갔다

    질 초음파를 해야 하니 남편은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하셔서 나 혼자 들어갔다

    내 예상과 같이 역시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예정일 근처에는 볼 수 있다던 아기집조차도 보이지 않는 깨끗한 상태의 자궁이었다

    한참 울면서 집에 오니 피검사 한 기관에서 전화가 와서

    첫번째 피검사결과 보다 수치가 많이 떨어져서 유산이 진행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으라고 하셨다

    이 날 세상에서 제일 심한 생리통까지 겪었다

    유산이 아닐 경우를 대비해서 패드만 사용 하고 있었는데 출혈이 점점 심해져서 탐폰을 하기 시작했다

    8-9일 정도 심한 출혈이 있었고 출혈과 함께 핏덩어리 같은 것들이 계속 배출 되었다 

     

    병원에서는 이런걸

    화학적유산 (아이가 자궁벽에 착상 되기 전에 쓸려내려간 유산) 이라고 하고

    병원에서는 이걸유산이라고 치지 않고 늦은 생리로 보는 경우이니 혹시 아이를 원한다면 한번 생리 기간을 거치고

    바로 아이를 가지는 시도 해 봐도 좋다고 했다

    나처럼 초기에 발생하는 유산은

    엄마의 잘못이 아니라 높은 확률로 염색체 이상의 이유라고 하며 혹시나 죄책감을 느낀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계획해서 생긴 아이는 아니었지만 니모랑 기쁜마음으로 맞이 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떠나가버려서 아쉽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미안하고 언젠간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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